전체 글337 틀렸다는 증거를 봐도 믿음이 안 바뀌는 이유 |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와 종말 예언 집단 가족 단톡방에 '충격 속보'라는 제목의 링크가 올라온다. 누군가 그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기사를 찾아 보여 준다. 그런데 처음 링크를 올린 사람은 "그 기사가 오히려 수상하다"며 다른 영상을 하나 더 올린다.증거를 보여 주면 생각이 바뀔 것 같지만 현실은 자주 반대로 흘러간다. 틀렸다는 증거 앞에서 사람은 왜 믿음을 버리지 않고, 때로는 더 단단히 붙잡을까.이 글에서는 1950년대 미국의 한 종말 예언 집단을 관찰한 레온 페스팅거 연구진의 『예언이 끝났을 때』(1956)와 페스팅거의 『인지부조화 이론』(1957)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리고 이 개념을 확증 편향과 가짜뉴스 문제로 이어, 고등학생이 직접 실행할 수 있는 탐구로 정리한다.1. 종말의 날,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미국에서는 1954년 12.. 2026. 10. 18. 얼굴이 안 보이면 왜 말이 거칠어질까? 익명성과 표현의 책임,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으로 읽기 밤 11시가 넘은 시간, 연예 기사 아래 댓글 창이 빠르게 올라간다. 닉네임과 동그란 기본 프로필 이미지뿐이다. 누가 썼는지 알 수 없는 문장들이 점점 날카로워진다. 같은 사람이 교실에서 친구 얼굴을 보며 그 말을 할 수 있었을까.얼굴과 이름이 보이지 않으면 사람은 왜 말을 더 거칠게 할까. 그렇다면 이름을 밝히게 하면 문제가 해결될까. 그 대가로 잃는 것은 없을까.이 글에서는 사회심리학자 필립 짐바르도의 탈개인화 연구에서 출발해, 한국이 실제로 시행했던 인터넷 본인확인제와 이를 위헌으로 판단한 헌법재판소 결정을 차례로 살펴본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결정문을 직접 읽고 토론으로 이어 갈 수 있는 탐구 주제로 정리한다.1. 두건을 쓰자 지시에 더 쉽게 따랐다1969년 짐바르도는 여학생 참가자들을 두 조건으로.. 2026. 10. 18. 부캐 시대, 진짜 나는 누구? 바우만 『액체 현대』로 읽는 정체성 밤 11시, 휴대전화 속의 나는 여러 명이다. 본계정에는 친구들과 찍은 사진이, 부계정에는 좋아하는 그림과 혼잣말이 올라가고, 게임 속에서는 전혀 다른 닉네임이 나를 대신한다. 학급 단톡방의 말투와 블로그의 말투도 다르다.방송에서도 '부캐'는 익숙한 말이 되었다. 한 사람이 트로트 가수가 되었다가 드러머가 되고, 요리사가 된다. 그렇다면 묻고 싶어진다. 이 여러 개의 나 가운데 진짜는 누구일까. 아니, 진짜 나가 꼭 하나여야 할까.이 글에서는 부캐 유행을 출발점으로 삼아 지그문트 바우만의 『액체 현대』(2000)와 에릭 에릭슨의 정체성 개념을 나란히 놓고 읽어 본다. 그리고 고등학생이 자기 주변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탐구 주제로 연결해 본다.1. 부캐는 어떻게 일상어가 되었나2020년 쿠키뉴스 기사는.. 2026. 10. 18. 비쌀수록 더 잘 팔린다? 베블런 『유한계급론』으로 읽는 과시적 소비 오전 9시 58분, 백화점 정문 앞에는 문이 열리기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며칠 전 '다음 달 가격이 오른다'는 소식이 돌았기 때문이다. 오르기 전에 사려는 사람과 오른 뒤에도 사겠다는 사람이 한 줄에 섞여 있다.경제 수업에서 배운 수요 법칙은 분명하다. 가격이 오르면 수요량은 줄어든다. 그런데 어떤 물건은 값이 오를수록 더 갖고 싶어진다. 이 현상은 수요 법칙이 틀렸다는 뜻일까, 아니면 우리가 사는 것이 물건만은 아니라는 뜻일까.미국의 사회학자이자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런은 『유한계급론』(1899)에서 이 질문의 실마리를 남겼다. 이 글에서는 국내 명품 가격 인상 사례에서 출발해 과시적 소비와 라이벤스타인의 밴드왜건·스놉 효과를 정리하고, 수요곡선을 직접 그려 보는 탐구 주제로 연결해 본다.1... 2026. 10. 18. 덕질은 취향일까 계급일까? 부르디외 『구별짓기』로 읽는 문화자본 주말 저녁, 좋아하는 아이돌의 컴백 무대를 몇 번째 돌려 보다가 낮에 들은 친구의 말이 떠오른다. "너 아직도 그거 보냐? 나는 요즘 재즈 들어." 농담처럼 던진 말인데 이상하게 마음에 걸린다. 같은 '좋아함'인데 왜 어떤 취향은 교양이 되고 어떤 취향은 놀림거리가 될까.수행평가에서 '나의 취미'를 적을 때도 비슷한 고민이 생긴다. 웹툰 정주행이나 아이돌 덕질보다는 독서나 클래식 감상을 적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누가 정해 준 순위도 아닌데 우리는 취향 사이에 높낮이가 있다고 느낀다. 이 높낮이는 어디에서 왔을까.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구별짓기』(1979)에서 이 질문을 정면으로 다뤘다. 이 글에서는 팬덤이 가진 힘을 출발점으로 삼아 문화자본과 아비투스 개념을 정리하고, 고등학생이 학.. 2026. 10. 18. 밈은 왜 웃길까? 봉산탈춤 양반과장에서 패러디 영상까지 밤 10시, 단톡방에 짧은 패러디 영상 하나가 올라온다.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본 상황을 과장해서 흉내 낸 영상이다. 'ㅋㅋㅋ'가 줄줄이 달리고, 영상은 다른 방으로 또 퍼져 나간다. 그런데 웃고 나서 묘하게 씁쓸한 기분이 남을 때가 있다.밈은 왜 웃길까. 그리고 그 웃음은 누구를 향하고 있을까. 옛 탈놀이 마당에서 양반을 놀리며 웃던 사람들과 오늘 패러디 영상에 댓글을 다는 우리는 같은 이유로 웃는 걸까.이 글에서는 리처드 도킨스의 '밈' 개념과 미하일 바흐친의 카니발 이론을 정리하고, 202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오른 한국의 탈춤 가운데 봉산탈춤 양반과장을 오늘의 패러디 밈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탐구로 연결해 본다.1. 웃기면서 불편한 패러디2026년 봄, 코미디언 이수지가 유치원 교사를 .. 2026. 10. 18. 이전 1 2 3 4 ··· 57 다음 반응형